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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면

라면값 인하가 어렵다는 라면업계의 항변...정부의 압박... 팩트체크가 필요하다?

by KS지식 - 건강 2023. 6.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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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오르기만한 라면값을 내리라고 주문했었죠. 라면업계가 '밀가루가 비싸다' 이렇게 항변하자, 이번엔 밀가루 업계를 만났습니다. 국제 밀값이 떨어졌는데 왜 국내 밀가루 가격은 오히려 오르냐고 따졌습니다. 업계는 일단 국제 물류비나 인건비가 올랐다고 했습니다.



[전한영/농림축산식품부 식량정책관 : 이번에도 국제가격이 좀 내려왔으니까, 그런 걸 밀가루 가격에 반영할 수 있도록 검토해 달라고 요청을 드렸고요. (업계도) '검토해보겠다'고 하셔서 기다려봐야죠.]

라면값을 내리라는 정부 주문에 라면업체가 밀가루값이 비싸다고 항변하자 아예 제분업체들을 불러모은 겁니다.

지난 1년 사이에 국제 밀값은 절반 가까이 떨어졌지만, 소비자들이 사는 밀가루 가격은 지난 1년사이 20% 넘게 뛰었습니다.

이렇게 밀가루값이 올랐다는 이유로 식품회사들은 라면, 빵, 과자값을 줄줄이 올렸습니다.

[김태은/서울 우면동 : 아이들 먹는 것에 간식류에 많이 오른 걸 체감을 하죠. 좀 이제 한 2~3개 고르면 돈 1만원이 되니까. 그런 것 때문에 조금 이제 부담스럽죠 아무래도.]

밀가루값이 내리면 가공식품 뿐 아니라 짜장면·칼국수 같은 식당 음식값도 내려갈 수 있다는 게 정부의 판단입니다.

제분업계는 당장은 어렵지만 3분기쯤엔 가격을 내리는 걸 검토하겠단 입장입니다.

밀가루 수입가격은 국제 시세를 3개월, 6개월에 한번 반영해서 시차가 있다는 겁니다.

정부의 '물가 안정' 압박이 업계 전반으로 퍼지면서 식품업계가 긴장하고 있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라면값 인하' 발언을 한 데 이어 농림축산식품부는 제분업체들과의 간담회를 진행하며 압박의 수위를 높이고 있어서다.  

정부가 라면값을 콕 찍어 언급했지만 밀가루 가격 안정화에 나서면서 밀가루를 사용하는 빵과 과자, 피자 등 식품업계 전반으로 불통이 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관련 업계에선 밀가루 가격이 내렸다 하더라도 다른 재룟값과 물류비, 인건비 등 기타 제반 비용이 모두 올랐다는 점에서 난감한 기색이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농식품부는 전날 대한제분(001130)과 CJ제일제당(097950), 삼양사(145990) 등 한국제분협회 회원사들과 서울 서초구 aT센터에서 간담회를 열었다.

제분업체들은 선물가격과 수입 가격의 시차, 부대비용, 환율 상승 등을 고려해 다음달 밀가루 출하 가격 인하를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정부에 전달했다. 경영 안정을 위해 밀 구매자금 등의 지원도 요청했다.


밀가루 가격 인하 추진은 추 부총리의 라면값 이하 발언에 이은 후속 조치로 풀이된다. 밀가루 가격 인하가 이뤄져야 라면값도 조정이 가능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농심(004370) 등 라면 제조사들 역시 밀 가격은 내려갔지만 라면의 주원료인 밀가루 납품가는 그대로라고 토로했다.

다만 밀가루값을 인하한다고 해서 라면값이 내려간다는 보장은 없다. 2010년 라면업계는 가격 인하를 단행했다. 그러나 당시엔 밀가루는 물론 다른 원부자재와 물류비도 줄일 수 있었던 배경이 있다.

식품업계는 정부의 압박이 업계 전반으로 퍼질 것을 우려하는 분위기다. 밀가루값 인하를 앞세워 라면뿐 아니라 과자와 빵, 피자 등의 가격에도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유업계는 그 어느 때보다 원윳값 인상 폭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원윳값이 조정되면 곧바로 우윳값이 인상되는 게 일반적인데, 올해는 이를 최대한 감내해야 하는 분위기가 형성될 수 있어서다.

지난해 L당 49원이 인상되자 서울우유협동조합을 시작으로 흰우유 가격 인상이 이어졌고, 우유 가격 조정에 따라 아이스크림과 커피 등 가격이 요동쳤다. 원유 가격이 오르면 원유를 100% 사용하는 우유 가격 인상이 없을 순 없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더욱이 사료비와 인건비 등 낙농가의 생산 부담이 커지면서 L당 69~104원 범위에서 가격 인상이 논의되고 있다. 이를 최소화하더라도 지난해보다 인상 폭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제분업계가 밀가루값을 5% 안팎에서 인하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정부가 인하를 요구한 라면값이 2010년 이후 13년 만에 내릴 것으로 보인다.

 

CJ제일제당(272,500원 ▼ 1,000 -0.37%)은 26일 농심에 공급하는 밀가루값을 다음 달부터 5~10% 내리기로 했다고 밝혔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판매장려금 인상에 따른 가격 인하 효과로 업계 전반적인 상황에 따른 것은 아니다”고 했다.

CJ제일제당이 농심(402,000원 ▼ 2,000 -0.5%)에 공급하던 밀가루값을 내리기로 함에 따라 사조동아원과 대한제분도 가격 인하에 동참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되면 삼양식품(106,800원 ▲ 1,900 1.81%), 오뚜기(401,000원 ▼ 2,000 -0.5%) 등의 라면값도 줄줄이 인하될 전망이다.

 

제분업계 한 관계자는 “주요 업체 간 기술력은 물론 생산 능력에 차이가 크지 않다”면서 “어떤 방식으로든 한 업체에서 가격을 인하하겠다고 하면 다른 업체들도 따라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이날 오후 서울 서초구 양재동 aT센터에서 CJ제일제당을 비롯해 대한제분(132,200원 ▼ 900 -0.68%), 사조동아원(1,123원 ▼ 10 -0.88%), 한탑(1,826원 ▼ 55 -2.92%) 등 주요 제분 업체 7개사와 간담회를 열고 올 하반기 밀가루 가격 인하를 요구했다. 밀가루 가격의 70%를 차지하는 밀 수입 가격이 내려간 만큼 제품 가격에 반영해 달라는 것이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밀 수입 가격은 지난해 9월 1톤(t)당 496달러를 기록한 이후 지속 낮아져, 지난달 16.1% 내린 416달러를 기록했다. 밀가루 생산자물가 지수도 지난해 9월 130.1(2015년=100)에서 지난 4월 129.3으로 소폭 내렸다.

 

밀가루 가격 인하로 치솟던 라면, 과자, 빵 등 가공식품 가격도 내릴 것으로 보인다.

농심 관계자는 “밀가루값 인하가 결정된다면 가격을 내릴 여지가 생길 것”이라며 “해당 결과를 보고 구체적인 인하 계획 등을 세우겠다”고 했다.

전한영 농식품부 식량정책관도 “밀가루는 가공식품의 주재료 중 하나”라면서 “밀가루값이 가공식품 가격에 영향이 없다고는 할 수 없을 것”이라고 했다.

농심이 밀가루 공급가격 인하에 따라 제품 가격을 내리면 13년 만에 신라면 가격이 인하되는 것이다.

정부는 2010년 물가가 치솟자 라면·빵·과자 등 식품업체에 가격 인하를 요구했다. 당시 농심은 신라면 등 주력 제품의 가격을 2.7~7.1% 인하했다.

이정희 중앙대 교수는 “기업들이야 어려움을 이야기하겠지만, 정부의 협조 요청을 나몰라라 하긴 어려울 것”이라며 “밀가루값은 밀값이 대부분을 차지하기에 정부의 논리에 따른 소비자들의 요구도 무시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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