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가 쌓여 있길래 쓰레기 버리는 곳인 줄 알았어요.”
‘2023 서울세계불꽃축제’ 행사가 끝난 7일 오후 10시경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한강공원. 잔디밭 한쪽에 수북하게 쌓인 쓰레기 더미에 검은 봉지를 얹던 한 노점상이 이렇게 말했다. 잔디밭 인근 공터에는 돗자리와 치킨 박스, 플라스틱 간이 책상 등 시민들이 불꽃 축제를 즐긴 후 남긴 각종 쓰레기가 널려 있었다. 현장에서 만난 환경미화원은 “언제 다 정리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며 한숨을 쉬었다.
행사 후 여의도 한강공원에 시민들이 버리고 간 돗자리와 플라스틱 용기, 음식물 등이 수북하게 쌓여 있다. 강지은 인턴기자 서울대 경제학부 4학년이날 오후 7시 20분부터 1시간 10분가량 여의도 한강공원 일대에서 진행된 올해 불꽃축제에는 약 100만 명(주최 측 추산)의 시민들이 모였다.
주최 측이 안전요원을 대거 투입해 지난해 이태원 핼러윈 참사 같은 사고는 반복되지 않았지만 한강공원 곳곳에는 올해도 어김없이 쓰레기가 산더미처럼 쌓였다.
서울시 한강사업본부는 인파에 대비해 한강공원 곳곳에 대형 쓰레기망을 설치하고 쓰레기통 수도 늘렸다. 하지만 쓰레기망은 음식물 등이 뒤섞인 쓰레기가 성인 키보다 높게 쌓이며 넘쳐 악취를 풍겼다.
나뭇가지 사이에 돗자리를 끼워둔 채 가버린 사람도 있었다. 대학생 장수진 씨(24)는 “현장에 분리수거할 수 있는 곳이 없어 아쉬웠다”며 “산처럼 쌓인 쓰레기를 보면서 미화원분들이 힘들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서울시에 따르면 8일 오전까지 여의도·이촌 한강공원 일대에서 수거된 쓰레기는 약 70t으로 지난해 행사 때(약 50t)보다 40%가량 늘었다.
일부 시민들은 안전요원들의 제지에도통제선을 제대로 지키지 않는 등 무질서한 모습을 보였다. 강변북로 등에선 경찰이 사이렌까지 울리며 차량 이동을 요청했음에도 꿈쩍하지 않는 차량이 곳곳에서 목격됐다.
이 때문에 시내 주요 도로에선 극심한 차량 정체가 빚어졌다. 서울교통정보포털(TOPIS)에 따르면 불꽃축제 시작 직후인 오후 7시 40분경 성산대교 북단∼양화대교 북단 구간 차량 통행속도는 시속 3km대까지 떨어졌다.
소방 당국에 따르면 이날 불꽃축제에서 병원 이송 7건, 구급대원 현장 처치 73건이 발생했지만 심각한 인명 피해는 없었다. 서울시와 경찰, 주최 측은 이번 행사에 7000명 이상의 관리 인력을 투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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