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출이 많은 비키니 등 의상을 입고 커피 노점에서 일하는 여성들이 미국 워싱턴주 에버렛시를 상대로 한 수년간의 법적 다툼 끝에 50만 달러(약 6억 6000만원)의 합의금을 받게 됐다.
지난 8일(현지시간) 미국 폭스비즈니스, 포천 등 보도에 따르면 시애틀 북쪽 근교에 있는 에버렛 시의회는 커피 노점 ‘힐빌리 핫티즈’(Hillbilly Hotties) 사업주 조반나 에지와 직원들에게 합의금 50만 달러를 주고 오랜 소송전을 끝내기로 했다.
이 커피 노점과 시의 갈등은 2009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신체가 많이 노출된 야한 의상을 입고 커피를 서빙하는 힐빌리 핫티즈의 영업 방식을 두고 부적절한 행위임을 지적하는 민원과 성매매 우려 등이 제기되자 시 당국은 단속에 나섰다.
시가 해당 업체에 미성년자 성매매 및 착취 혐의 등을 들어 관련자들을 체포하기도 했지만 이 같은 영업 방식은 근절되지 않았고, 이에 시는 이들에 대해 탱크톱과 반바지 착용을 의무화하는 조례를 2017년 도입했다.
그러나 힐빌리 핫티즈 측은 해당 조례가 ‘표현의 자유’를 보장한 미국 수정헌법 1조에 위배된다고 주장했고 소송전이 시작됐다. 미 수정헌법 1조는 ‘의회는 표현의 자유를 저해하는 어떠한 법률도 만들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지방법원은 “노점 근로자에게 반바지와 횡격막을 덮는 티셔츠를 입도록 요구하는 시의 복장 규정은 미국 헌법과 위싱턴주의 평등 보호 조항을 모두 위반한다”며 “조례의 대상이 되는 바리스타 직업이 거의 전적으로 여성이라는 증거가 있기 때문”이라고 판결했다.
법원은 “이 조례는 어느 시점에서 시가 어떤 방법으로 피부 노출을 측정하도록 할 것이며, 이것은 여성에 대한 검열을 장려하고 권리와 자유를 박탈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원고 중 한 명인 커피 노점 근로자 리버티 지스카는 “우리는 엄마와 할머니가 지옥을 겪는 것을 지켜봤고, 그럴 필요가 없다고 말하고 있다. 수백만명의 여성들은 권리와 투표권을 위해 싸웠고, 내가 원하는 것을 입을 수 있는 것도 인간으로서의 나의 귄리”라고 말했다.
에버렛 시는 지난 2017년 8월 바리스타들의 복장 규제 조례안을 통과시켰지만 비키니 바리스타 업주와 바리스타들이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연방법원에 제기했다.
이에 대해 같은 해 12월 마샤 펙맨 판사가 에버렛시의 복장 규정 조례안이 불법이라는 판결을 내리면서 원고의 손을 들어줬었다.
바리스타가 비키니를 입거나 중요 부위만 가린 채 영업을 하는 카페 체인 '비키니 빈 에스나프레소'(Bikini Beans Espresso)가 사업 확장에 나섰다.
미국 카페 체인 비키니 빈 에스프레소가 애리조나주에 입성했다. 이 카페는 최근 애리조나주 피닉스시에 이어 템피시에 차례로 영업점을 개설했다.
2014년 워싱턴에서 처음 시작한 비키니 빈 에스프레소는 당초 커피보다 독특한 영업 방식으로 대박을 쳤다. 이 카페의 모든 여직원은 몸매가 훤히 드러나는 비키니나 평범한 속옷만 입고 손님을 맞았다. 한발 더 나아가 어느 때는 중요 부위에 스티커로만 가린 채 커피를 내리기도 했다.
아름다운 여성이 비키니만 입고 커피를 만들어준다는 게 입소문을 탔고 국내·외에서 손님을 끌었다. 이후에는 커피의 맛과 향까지 인정을 받았다.
칼리 조 카페 사장은 "선정적인 노이즈 마케팅 효과를 보려는 것은 아니다.
이 카페는 여성의 권리를 진보시키는데 주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연방항소법원은 모건 크리스튼 판사는 지난 3일 열린 재판에서 “에버렛시이 복장 규정이 표현의 자유를 위배하지 않는다”고 판결하며 소송을 하급법원으로 환송시켰다.
에버렛 경찰국은 이들 업소가 성매매를 조장하고 있기 때문에 바리스타의 복장을 규제해야 한다는 입장이며 바리스타들이 고객에게 가슴을 보여주는 등 선정적인 행동을 할 경우 적발되면 최고 5,000달러 벌금과 실형까지 선고될 수 있는 조례안을 통과시켰었다.
항소법원의 판결이 내려진 후 에버렛시는 “제9 항소법원의 판결에 감사한다”며 “법원은 시정부가 이 업소들을 감독하는 어려움을 이해하는 판결을 내려줬고 에버렛시는 앞으로 커뮤니티를 위해 조례안을 시행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바리스타들이 비키니를 입고 커피를 만드는 모습은 많은 이들의 관심을 끄는 데 성공했다.
업체 창업주 칼리 조는 최근 계속되는 비난 여론에 개의치 않고 “전 세계에서 가장 섹시한 카페를 만들겠다”는 견해를 밝혔다. 그는 “사업장 내 복장이 비키니라는 것과 상관없이 우리는 자신감과 존엄성을 가지고 일할 권리가 있다”며 “몸이 아니라, 커피를 바라봐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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