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당국이 지난 2일 발생한 열차 3중 충돌 원인을 조사중인 가운데 철도 신호에 문제가 있었다고 발표했다. 일부 관계자는 기계적 결함이 아닐 수도 있다며 관리 책임 가능성을 제기했다.
5일 인도 영자지 타임스오브인디아(TOI)에 따르면 인도중앙수사국(CBI)은 전날 오디샤주 참사 원인에 대해 "사건의 근본 원인은 철도의 전자연동체계에 특정한 '개입'이 발생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연동체계는 일반적으로 두 선로가 만나는 지점에서 열차를 빈 선로로 안내하며 진입하는 열차에게 진행 방향을 알려준다.
이와 관련해 인도 철도부의 아슈위니 바이슈나우 장관은 철도위원회에서 사건 조사를 사법기관인 CBI로 이관할 것을 권고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 끔찍한 사건에 책임이 있는 사람이 확인되었다"고 주장하며 문제의 인물이 연동체계에 개입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2일 인도 동부 오디샤주 발라소레 지역에서는 동북부 샬리마르에서 남부 첸나이를 향해 시속 126㎞로 달리던 여객열차 '코로만델 익스프레스'가 주차돼있던 화물열차에 부딪쳤다. 당시 코로만델 익스프레스에는 1257명이 탑승했다고 알려졌다. 사고 직후 맞은편에서 오던 하우라 수퍼패스트 익스프레스(1039명 탑승)가 여러 철로에 걸쳐 탈선해 있던 코로만델 익스프레스와 부딪히면서 2차 충돌이 발생했다. 현지 당국은 이번 사고로 275명이 사망하고 1175이 다쳤다고 집계했다.
철도위원회의 자야 신하 위원은 기자 회견을 통해 당시 코로만델 익스프레스의 기관사였던 구나디티 모한티의 증언을 전했다. 그는 병원에서 사망하기 전에 사건 당시 진입하라는 초록불을 봤다고 말했다.
익명의 관계자는 TOI를 통해 전자연동체계가 고장나는 상황은 100만분의 1에 달할 정도로 매우 희귀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신호 개입은 해당 분야에 이해가 높은 사람이 의도적으로 하지 않으면 자연적으로 일어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누군가 인공지능 기반의 전자연동체계 소스코드에 개입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으며 CBI 쪽에서 이번 사건을 범죄 관점에서 볼 수 도 있다"고 주장했다. TOI는 신호 관리 부서에서 이번 참사 몇 시간 전에 발생한 작은 사고를 빨리 수습하기 위해 신호를 부주의하게 조작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지난 2일(현지시간) 인도 동부 오디샤주의 발라소르에서 발생한 열차 삼중 충돌로 최소 275명이 숨지고 1000여 명이 다쳤다. 뉴욕타임스(NYT) 등은 이번 참사가 “수십 년 만에 일어난 최악의 열차 사고”라고 전했다.
이번 사고는 이날 오후 7시쯤 동북부 하우라 샬리마르를 출발해 남부 첸나이주를 향해 달리던 여객 열차 ‘코로만델 익스프레스’가 발라소르의 바하나가 바자르역 부근에 정차해 있던 화물열차를 들이받으며 발생했다.
당시 코로만델 익스프레스는 승객 1257명을 실은 채 시속 126㎞로 달리고 있었다. 충돌 직후 코로만델 익스프레스의 선체가 크게 부서진 채 탈선했고, 이어 반대편에서 시속 116㎞로 마주 오던 여객열차 ‘하우라 수퍼패스트 익스프레스’(1032명 탑승)와 2차 충돌을 했다.
순식간에 세 열차가 뒤엉키고 전복된 현장은 처참했다. 탈선한 코로만델 익스프레스는 종잇장처럼 구겨져 형체를 알아볼 수 없게 됐다. 발라소르의 병원들엔 부상자와 사망자가 밀려들었다. 영안실이 부족해 학교 강당을 임시 영안실로 이용할 정도라고 한다. 당국은 응급대원 1000여명을 투입해 구조 작업을 하고 있다.
인도 철도·통신부는 예비 조사 결과 “사고 원인은 신호 오작동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본선으로 주행해야 할 코로만델 익스프레스에 순환선으로 진입하라는 신호가 떨어졌던 것으로 파악됐다. 해당 신호는 곧바로 철회됐지만, 이미 순환선에 들어선 코로만델 익스프레스는 그곳에 정차 중이던 화물열차를 피하지 못했다. 당국은 잘못된 신호가 전달된 경위, 조작 실수 여부 등에 대해 조사 중이다.
사고 이튿날 현장을 찾은 나렌드라 모디 총리는 “이번 사고에 책임이 있는 어떤 사람도 빠져나가지 못할 것이고, 강력한 조치가 취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인도 정부는 사망자 유족에 1만2000달러(약 1500만원)의 보상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NYT는 “이번 사고가 내년 세 번째 임기를 준비하는 모디 총리의 철도 현대화 사업에 흠집을 냈다”고 보도했다. 모디 정부는 일부 남아 있는 디젤 기관차를 내년까지 100% 전기 철도로 전환하는 등 현대화 사업에 수십억 달러를 쏟아부어 왔다. 최대 야당인 인도 국민회의당의 란디프 싱 수르제왈라 상원의원은 트위터에 “모디 정부와 철도부가 전적으로 책임져야 한다”고 밝혔다.
세계 최대 규모의 인도 철도망은 19세기 영국 식민지 시절 목화·석탄 등을 운반하기 위해 처음 도입됐다. 현재 철도 이용자는 하루 1300만 명, 연간 80억 명에 이른다. 매일 약 1만1000대의 열차가 10만7826㎞의 선로를 오간다.
하지만 설비 노후화와 운영 미숙으로 탈선·충돌 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가디언에 따르면 열차가 위급 상황에 자동으로 제동을 하는 열차 충돌 방지 체계는 전체 노선의 2%에서만 작동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사고가 일어난 동부 노선에도 이 기술이 없었다.
인도에선 최근 20년 동안 최소 13건의 대형 열차 사고가 있었다. 2016년 북부 푸크라얀 지방에서 열차 탈선 사고로 146명이 사망했다. 1995년 8월 북부 우타르프레데시에서도 브레이크 고장 등으로 열차 두 대가 충돌하면서 358명이 숨졌다. 1981년 6월 동부 비하르주에선 다리 위를 달리던 열차가 탈선해 강으로 떨어지며 800명가량이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
최근 열차 충돌로 사망자가 300명에 육박하는 참사가 발생한 인도에서 건설 중이던 다리 일부가 붕괴했다. 이번 사고로 인한 인명피해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5일(현지 시각) 타이스오브인디아 등 인도 매체에 따르면, 전날 오후 인도 북부 비하르주 바갈푸르 지역 갠지스강에서 건설 중이던 대교의 일부가 갑자기 무너져 내렸다.
현지 뉴스 채널과 소셜미디어에 공개된 영상을 보면, 다리의 교각 한 곳이 쓰러지면서 상판과 함께 물에 잠긴다. 이 충격으로 인접한 교각들도 잇달아 기울어지며 무너진다.
타임스오브인디아는 소식통을 인용해 이 사고로 9번, 10번, 11번 등 30m 높이의 교각 여러 개와 수십 개의 상판이 무너졌다고 보도했다. NDTV는 당시 상황에 대해 “‘카드로 만든 집’이 붕괴하는 것 같았다”고 전했다. 교각 붕괴로 인한 사상자는 아직 보고되지 않았다. 다만 목격자들은 다리 위에 다수의 건설 노동자들이 있었다고 증언했다.
이 다리는 인도에서 2014년 2월 착공해 2020년 3월까지 모두 지어질 예정이었으나 사고 등 문제로 준공 일정이 늦춰졌다. 술탄간지 지역과 카가리아 지역을 잇는 이 다리에서는 지난해 4월에도 붕괴 사고가 발생, 교각 3개 이상이 쓰러졌다.
다리 건설에는 171억 루피(약 2700억원)가 투입됐으며 길이는 총 3.16㎞에 달한다. 차선은 4개다. 사고가 발생하자 니티시 쿠마르 비하르주 총리는 실무 당국에 정밀 조사와 함께 책임자를 밝혀내고 강력한 조처를 하라고 지시했다. 비하르주의 야권 세력인 인도국민당(BJP) 측은 “니티시 쿠마르 정부에는 부패가 만연해있다”며 주 정부를 비난했다.
앞서 지난 2일 인도 동부 오디샤주에서는 ‘21세기 인도 최악의 참사’라고 불린 3중 열차 충돌 사고가 발생, 275명이 숨지고 1100여명이 다쳤다. 생명이 위태로운 부상자가 많아 사망자 수가 300명을 넘어설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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