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이상 자궁·질 출혈 환자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과다·빈발 및 불규칙 월경을 겪은 사람은 3년 새 50.9% 증가했고 자궁·질 출혈로 병원을 방문한 사람도 36.1% 늘었다. 원인이 명확하지는 않지만 코로나19 백신 접종도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추측된다.
27일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지난해 기타 이상 자궁 및 질 출혈(질병코드 N93)과 과다·빈발 및 불규칙 월경(질병코드 N92)으로 진료를 본 사람은 108만2191명으로 전년 105만8394명보다 2.2% 늘었다. 코로나19가 발생하기 이전인 2019년 76만6144명과 비교하면 41.3% 증가한 수준이다.
질병별로 과다·빈발 및 불규칙 월경으로 진료를 본 인원은 지난해 처음으로 40만명을 넘어섰다. 2018년에는 25만명대, 2019년엔 26만명대에 불과했지만 2020년 30만명대로 늘어난 이후 2022년 40만3934명을 기록했다. 2019년과 비교해 50.9%나 증가한 것이다.
연령대가 높을수록 진료인원 증가율이 높았다. 50대 이상 불규칙 월경 진료인원은 3만2898명으로 2019년 1만4774명 대비 122.7% 증가했다. 이어 40대(11만4317명, 61.3%), 30대(11만4599명, 49.1%), 20대(11만8579명, 37.4%), 19세 이하(2만3541명, 24.4%) 순이었다.
기타 이상 자궁 및 질 출혈 진료환자도 비슷한 양상이었다. 지난해 전체 진료 인원은 67만8257명으로 2019년 49만8386명 대비 36.1% 증가했다. 같은 기간 연령대별로 50대 이상의 진료인원이 12만3423명으로 49.4% 늘며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다음으로 30대(18만7673명, 40.6%), 20대(17만1655명, 34.5%), 40대(17만688명, 26.5%), 19세 이하(2만4818명, 25.4%)가 뒤를 이었다.
이상 자궁·질 출혈 환자 증가에 여러 원인이 있을 수 있겠지만 코로나19도 원인 중 하나일 것으로 보인다. 2020년 1월 코로나19 첫 환자가 발생했고 코로나19 백신 접종은 2021년 2월부터 시작됐는데 2020년부터 환자 수가 급격히 불어난 때문이다.
질병관리청도 코로나19 백신 관련 2021년 10월 빈발월경, 과다출혈월경 등 이상자궁출혈을 이상반응 신고항목에 넣었고, 지난해 8월에는 코로나19 백신 관련성 의심질환 대상으로 이상자궁출혈을 추가했다.
이승호 가천대 길병원 산부인과 교수는 "이상자궁출혈 환자가 증가한 원인을 정확히 알기는 어렵지만 코로나19 백신도 위험요인이 될 수 있다"며 "또 최근 비만인구가 늘었는데 비만도 이상출혈의 원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상자궁출혈이 생겼을 경우 병원에서 진료를 받아볼 것도 권고했다. 이 교수는 "이상출혈은 무시할 수 없는 증상"이라며 "출혈량이 조금이라면 대부분 큰 문제가 아닌 경우가 많은데 빈혈을 초래할 정도로 많다면 반드시 진찰을 받아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1년에 한 번 정도는 자궁 초음파 검사와 자궁경부암 검사를 받아보는 게 좋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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